지난 주
우리 한샘어린이들은 '코엑스아쿠아리움'에 현장학습을 다녀왔다.
수조관 속 다양한 열대어들과 물고기들은
마치, 우리 한샘 어린이들만큼이나 형형색색이었고
저 마다의 색깔과 개성과 아름다움을 뽐낸 덕분에
우리 한샘어린이들은 흥분되었고, 진짜 진짜 흥미진진한 외부활동체험이었다.
지난 주 '코엑스 아쿠아리움'같은 한샘유치원의 외부체험 현장학습의
또 다른 이름은 "거북이 현장학습"이라고 부른다.
유아들에게 바쁘게나 급하게 진행하는 외부체험이나 견학활동은
자칫,
어린이들에게 형식적인 활동으로만 국한 될 수 있는 우려가 있으며
또한, 무엇보다 안전사고와 수박 겉핥기식의 활동이 될 수 밖에 없다는
그 동안의 많은 경험에서,
적어도 우리 한샘 어린이들은 견학 날 만은
거북이처럼 천천히 6시에 돌아온다는 취지로 실천하는 외부활동이다.
견학 날은 어린이들의 학부모님이 어린이를 직접 데리러
약속된 장소로 마중나오셔서
각 가정의 내 자녀를 개별적으로 데리고 귀가하는 날이다.
입학한 지 한 달도 채 안 된
3월 첫 외부체험인 견학활동날-거북이 현장학습에
어린이들을 귀가시키고 유치원으로 교사들과 돌아온 후
100명중의 한 두어분의 학부모님들의 오해를 받았던 그 기억이 떠 오른다.
설상가상 자녀를 직접 데리고 귀가하시는
거북이현장 학습날의 마중나오시는 약속장소에서 기다리시는
학부모님들이 어찌된 게 부모님들의 표정이
그리 밝지 않고 어둠게 굳어있음을 감지 한 것도 그 때였다.
그 학부모님들의 얼굴표정은 마치 이렇게 말하고 있으셨던 아니었을까? 짐작 해본다.
' 저 원장은, 학부모들을 봐도 본체 만체하지?'
' 저 원장은 뭐가 그리 대단해? '
' 왜? 학부모들을 만나도 인사도 안하는 거지?'
' 교육기관의 원장이라는 사람이 학부모를 보고도 인사조차도 안하니....ㅉㅉ'
구체적인 불만이나 불평의 의견들은 없었으나
보이지않는 불편한 아우성이라고나 할까?
아이들을 마중나오신 학부모들의 얼굴에서 무엇인가? 냉랭함..
이 읽어지고 교사들도 원장인 나도 무색하고....
충분히.... 그땐, 와...
( 사실 이제와서 말하는 거지만.... ) 진짜 많이 ...
따갑게..
부모님들의 굳어만 가는 그 학부모님들의 표정에서
그분들의 얼굴을
어찌 내가 모를것인가?....
그러고도
한샘유치원은 ,
또, 한샘유치원의 원장인 나는,
4월에도 거북이 현장학습을 다녀오고 부모님들을 만났다.
또, 5월에도 다녀오고
물론, 6월에도
굴하지않고
7월에도,
또, 역시나 8월에도 주욱~~~
거북이 현장학습을 다녀왔다.
그러한 학부모님들의 속내와 얼굴표정들을 읽었다. 알았다.
그럼에도 불구하고
여전히
한샘유치원 원장인
나는 학부모님들에게 친절히 인사를 드리는 원장이 아니었고
오랫만에 뵙는 학부모님들께 안부를 여쭙는 원장이 아니었고
원장이라면 다 그러할만한 미소로 화답하는 원장도 아니었다.
지난 주 다녀온 거북이 현장학습에도 역시
인사할 줄 모르는 원장이였고
인사성이 없는 원장이고야 말았다.
변함없이......
모든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부모님들의 손을잡고 귀가한 후
교사들과 나는 유치원으로 복귀했다.
늘 그렇듯이
오늘 하루 '거북이 현장학습'에 대해서
교사들과 평가회의를 하고있을 때
성질 급한 교무실 전화기가 울려댔다.
회의중이어서 안받을까도 잠시 망설였으나
혹시나 귀가 후 학부모님들의 질문이나
귀가 후 교사가 모르는 상황이 발생됐을수도 있을 수 있어서
조심스레 교사회의를 진행시키고서 회의자리를 빠져나온 내가 전화를 받았다.
방금 전 귀가시에 견학마중나온 장소에서
나를 붙잡고 상담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하신 어머님의 전화였다.
' 어머님, 죄송합니다. 아까 제가 어머님의 이야기를 들어드렸어야 했는데...'
라고 말씀드리고 변명아닌, 변명을 하려고 하던차
그 학부모님의 대답은,
우리 한샘 어린이들이 즐겨하던 '얼음놀이'처럼 나를 얼음으로 만들고야 말았다.
" 오늘, 지방근무하던 애 아빠가 간만에 집에와서 우리 애를 마중나가고 싶다며
아빠랑 같이 우리 애 기다렸었어요."
" 그런데 저에게 자꾸 손가락으로 어떤 사람을 가르키며 묻는거에요..."
" 요즘, 유치원에서는 안전도우미도 쓰나? 아르바이트생인가?..."
" 저 모자쓴 사람, , 마이크달고, 이리저리 교통정리하는 사람 누구야?'
" 참, 알바생치고는 적극적이네...."
" 애들 하나하나 놓치지않으려 교사들에게 소리치는 저사람 참, 욕심나네"
" 요즘은 유치원에서도 저런 전문인력 쓰나 봐."
얼어버린 내 답변을 궁색하게 생각할틈도 없이
" 한샘유치원 원장님이야....저 사람이, 저 알바생같이 보이는 저 사람이 "
'알바생, 적극적인 아르바이트생, 안전요원'
와~~~~~ 이런~~~ 이런 세상에나~~
여태껏 들어본 적없는
어떠한 명명보다
이세상에 존재하는 어떠한 직함보다
유치원 수장으로서의 원장이라는 그 호칭보다
이보다 더 멋진 불림이 있을라냐~~~~
그 아버님의 표현은
아마도 이세상 유치원 원장으로서는
한샘유치원 원장인 나 아닌
그 누구도 들어본적이 없을 이 세상의 최고의 찬사였을 것이다.
인사성이 없는 원장으로 오해받으면 어떠냐?
친절하지 않은 원장으로 오해받으면 어떠냐?
적어도 안전이 최우선인 견학날만은 안전요원이 되고
교통정리원이 되고
어린이들 인수인계를 책임지는 적극적인 알바생으로 오해받자....
그 어머님 한분의 전화였지만
나는 안다.
우리 한샘 학부모님들께서는
이런 알바생이 되고싶고
안전요원일수밖에 없는 원장의 속내를....
계속
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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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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.
그래도,,,ㅋ
그러나. 평소에는 인사도 잘하고
학부모님들께 안부도 잘묻고
무지무지 다정하고,
상냥한 원장이라는 것도 알아주셨으면 소망한다.,,,,소심하게...^^
진짜 평소애는 인사도 잘하고, ......그러는데.....( 혼잣말입니다.. .신경 안쓰셔도 됩니다. )
외부체험날만, 안전에 무지무지 민감한 원장이라는것도 ,,,
알아주시겠지... 더 소심하게...^^
바래본다....